HOME

비밀문장3: 지구행성 게스트하우스 손님용 보급판

소설 장편 분재

박상우 2024-08-04

ISBN 979-11-93452-52-3(05810)

  • 리뷰 0
  • 댓글 1

500 코인

  • talk
  • blog
  • facebook

쿄쿄와 접속하기 전까지 나는 세상에서 ‘스토리코스모스’라는 어휘를 접해 본 적이 없었다. 어느 해 가을, 모 대학 교수실과 강의실 사이의 복도를 걸어가던 도중 ‘스토리코스모스’라는 어휘가 강렬한 에너지와 함께 다운로드되었다. 그 순간이 지금도 너무 생생하다. 하지만 그것의 전모를 해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것은 그때까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스토리코스모스’에서 읽고 있다.

내가 초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이유는 오직 한 가지였다.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났을 때,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살하기 좋은 장소, 자살한 뒤에도 영혼이 편할 것 같은 명당으로 니체 마운틴의 풍광이 뇌리를 스쳐갔다.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달력을 보았다.

10월 29일, 금요일!

거의 자동적으로 자살 날짜가 정해졌다. 금요일에 죽으면 살아 있는 동안 어쨌거나 결근을 안 할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할 터였다. 그래, 거기 고즈넉한 니체 마운틴에서 밤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차분하게, 그리고 느긋하게 인생을 정리하자.

문필수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그는 이미 네팔로 떠난 뒤였으므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못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죽기 직전 네팔 쪽을 향해 합장하고 절을 올리면 될 터였다. 초인의 집을 짓고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세상을 떠난 정명수를 향해 한 번, 초인의 집을 나에게 물려주고 네팔로 떠난 문필수를 향해 한 번…… 나마스떼, 덧네밧!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에 중편소설 「스러지지 않는 빛」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1999년 중편소설 「내 마음의 옥탑방」으로 제23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고, 2009년 소설집 『인형의 마을』로 제12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으로 ​제12회 이병주 국제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사탄의 마을에 내리는 비』 『사랑보다 낯선』 『인형의 마을』 『호텔 캘리포니아』 『내 마음의 옥탑방』 『가시면류관 초상』 『운명게임』『비밀문장: 지구행성 게스트하우스 손님용 보급판』​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내 영혼은 길 위에 있다』 『반짝이는 것은 모두 혼자다』 『혼자일 때 그곳에 간다』 『소설가』 『검색어 : 삶의 의미』​ 등이 있다. 

 

네이버: 박상우 공간

 

비밀문장3: 지구행성 게스트하우스 손님용 보급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