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해오고 있다.
한 해도 ‘더 이상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안 한 적이 없지만,
그 다짐이 지켜진 해도 없다.
2025년에는 주말에만 소맥을 마시기로 가족들과 약속했다.
나는 지금 ‘작가의 말’을 빨리 보내고 나서, 먹태에 소맥을 마실 예정이다.
오늘은 화요일이다.
다가오는 2월부터 6개월간 회사에 휴직을 신청했다.
팀장님이 6개월 뒤인 8월에는 꼭 돌아오는 게 맞는지 확실하게 대답해 달라고 했다.
나는 90% 정도의 확률로 돌아간다고 했다.
팀장님이 물었다. “나머지 10%는?”
내가 대답했다. “그건 비트코인 가격에 달려 있습니다.”
이건 내 얘기일까? 그런 거 같다.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을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모두 자신만의 롯·소·코가 있으니까.
그나저나 소설을 다 읽은 사람들은 알게 될까?
롯·소·코의 진짜 정체에 대해서……
남자가 밥 먹다 말고 갑자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모든 게 도파민 때문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우리는 모두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니 어떻게 안 놀라겠습니까. 남자가 삼십구 년 만에 우리 이름을 불렀는데요. 상상을 한번 해 보십시오. 아들딸 낳고 잘살고 있는데 어느 날 뜬금없이 하늘에서 ‘이 모든 게 인간들 때문이다’라는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 그 말은 곧 우리를 말살시키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긴급회의가 소집되었죠. 네 부서가 모두 참석했습니다. 다들 종말을 앞둔 것처럼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세로토닌이나 아드레날린과 연합전선을 구축해서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의견부터 지금 당장 파업해서 남자를 무력화시키자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나왔지만, 다들 워낙 흥분해 있는 상태여서 의견이 잘 모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롯데부에 소속된 한 원로급 인사가 젊은이들을 진정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말의 요지는 이랬습니다.
-남자가 롯데를 응원한 지가 삼십 년이 넘었다. 그 삼십 년 중에 단 한 해라도 ‘나 이제부터 롯데 응원 안 한다’라고 안 한 적이 있었냐. 그리고 한 가지 더. 그렇게 말해놓고 실제로 롯데 야구 중계를 끝까지 안 본 해가 있었냐.
일단 지켜봐야 한다. 그게 그날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렇게 결론이 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딱히 대응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요. 지금보다 더 우리 일을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할 게 없었습니다. 당시에 다들 한껏 긴장이 풀려있었던 건 사실이었으니까요.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을 때 남자가 노트를 꺼내 뭔가를 끄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모두가 숨죽이며 이를 지켜봤죠. 남자는 한 자, 한 자 천천히 써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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