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내 인생의 재생속도
작가의 말
요즘 유튜브를 많이 본다.
어느 순간부터는 1.5배속으로 보더니, 이제는 기본이 2배속이다.
그런 적이 있다.
늘 2배속으로만 보던 유튜버의 영상을 정상속도로 틀었을 때,
그 사람의 느릿한 말투가 너무 낯설어서 깜짝 놀랐던 순간이.
easy, fun, fast.
얼마 전까지 회사 컴퓨터에 큼지막하게 붙여놓은 글귀다.
나에게 주어진 일을 쉽고 빠르게 처리하자는 자기 주문이었다.
그리고 며칠 전, 그 easy, fun, fast를 찢어버렸다.
10년 동안의 회사생활에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직후였다.
잘 모르겠다.
어떨 때는 속도가 인생의 전부인 것 같다가도,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적당한 속도라는 게 있을까.
나에게 맞는 속도라는 게 있을까.
그래도 이 소설을 쓸 때는 0.1배속으로 썼다.
물론, 읽을 때는 1.5배속으로 읽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