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나는 그녀의 소출이 하이힐과 관련 있다고 의심했다. 그녀의 집에 방문하면서 새로운 하이힐을 선물했을 때마다 소출이 평소보다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이힐은 그녀를 지하방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아무도 틈입할 수 없는 공간까지 쏘아 올리는 우주선이었다. 하지만 그것 중에는 병원이나 식당, 미장원, 찜질방, 술집 등에서 일하는 여자들에게서 훔친 것들도 있었는데, 나는 그런 절도 행위가 세상에 평화를 공평하게 나누는 행위라고 생각했다. P는 자기 발에 맞지 않는 걸 받아 들고, 마치 자신이 가장 유능하고 충성적인 노예를 거느린 채 전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여왕이라도 되는 듯 행복해했다. 하지만 하이힐을 더 보관할 공간이 부족해지자 그녀는 기존의 하이힐을 정리해야 했고, 그 뒤로 그녀는 내게서 새로운 하이힐을 선물 받을 때마다 자신이 이미 지닌 하이힐 중 하나를 처분해야 한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웠다. 그런 상황을 몇 번 경험하고 나니 하이힐 선물에도 그녀의 소출은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
2004년 키프로스의 무덤에서 여자와 함께 발견된 동물은 인간에 의해 사육된 최초의 고양이로 판명됐다. 정확히 말하자면 만 년 전부터 고양이는 허기지지 않은 인간에 의해 고의로 살해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저승엔 단 한 마리의 고양이도 살지 않는다.
기괴한 미궁들을 빠져나가는 방법도 묘안, 즉 고양이의 눈 속에는 들어 있지 않을까.
키프로스라는 단어를 사이프러스라고 읽으면 지중해로 둘러싸인 거대한 영토가 한 그루의 나무 안에 담긴다. 노송 또는 편백으로 번역되던가. 사이프러스의 성스러운 고독 속에 인간은 묘지를 쌓고 구성진 곡소리를 남겼다.
“사랑하는 이여, 나 죽으면 슬픈 노래 날 위해 부르지 마세요, 내 머리맡에 장미도 심지 마시고, 그늘진 사이프러스 나무도 심지 마세요.”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