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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꽃을 따다

선택안함

유용주 2021-07-21

ISBN 979-11-92011-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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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장 출신이다. 젊어서는 현장이 아니고 책상에서 머리로 쓰는 시는 인정하지 않았다. 지금은 마지못해 인정한다. 대부분의 현장 출신들이 학력과 공부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이〇우가 대학원을 나왔다 던지, 최〇천이 순수이성비판을 읽었으며, 고〇종도 공부를 많이 한 거로 알고 있다. 유용주도 잡지 빼고, 단행본을 만권이 넘게 읽었으며(이거 아무나 못하는 일이다. 만권을 읽으면, 대학을 네 번 졸업한 거나 마찬가지),그 어렵다는 주역도 거쳤다.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제 2의 김득신이 되었을 것이다. 시인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별이 아니다. 엄청나게 노력했고, 지금도 새벽 3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공부하고 걷고 쓰다보면 오전 11시에 일과가 다 끝난다. 그때부터는 덤이다. 뭘 하겠는가. 읽고, 쓰고, 생각한다. 남들 열 번하고 이룬다면, 유용주는 백번, 천 번, 만 번을 한다. 그래도 어렵다. 학교 선생이나 교수, 외국 나가서 학위 받아온 사람들이 즐비하다. 어떻게 따라 잡겠는가. 그것은 노력밖에 없다. 젊었을 때나 나이를 많이 먹은 오늘까지 문학을 대하는 태도가 변하지 않는 건, 지독한 노력뿐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나는 평생 돈 걱정 안 하고 살아왔다
있으면 쓰고 없으면 몸으로 때웠다

그런 나를 두고 안에 뜨는 해는
속 편해 좋것어 마른 수건 물 짜듯 살아온 거 몰라
내 등에서 수시로 콩이 튀어

나도 안다
대출이자 불어나는 소리
할부금 갚는 소리
학자금 빠져나가는 소리
월세 내는 소리
다 들린다

1991년 『창작과 비평』 가을 호 등단
시집 『가장 가벼운 짐』 『크나큰 침묵』 『은근살짝』 『서울은 왜 이렇게 추운 겨』 『어머이도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젊었을 때』
시선집 『낙엽』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쏘주 한잔 합시다』 『아름다운 사람들』 『그 숲길에 관한 짧은 기억』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소설집 『죽음에 대하여』
장편소설 『마린을 찾아서』 『어느 잡범에 대한 수사보고』

 

sinmusan@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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