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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택배

소설 단편

권제훈 2021-07-22

ISBN 979-11-92011-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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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오래전부터 택배기사로 일하고 계신다. 대학생일 땐 고향에 가면 가끔 아버지를 따라나서기도 했다. 옆좌석에 앉아 나름 도와드린다고 했지만 아마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창시절엔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가장 자주 한 건 택배 상하차였다. 언제나 일자리가 있었고 일이 끝나면 바로 현금으로 일당을 주는 게 좋았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분류하고 다시 차에 싣는 단순한 작업도 싫지 않았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를 지키고 있다. 덕분에 택배기사의 일은 더욱 많아졌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물건을 쉴 새 없이 배송해야 한다. 정작 자신의 것은 없다. 택배기사가 받고 싶은 건 무엇일까, 혹은 보내고 싶은 건 무엇일까.

어쭙잖은 경험과 호기심으로 이 소설을 썼다.

“아빠, 배달하고 있어?”

“응. 우리 공주 물건도 있네.”

황은 딸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꾸역꾸역 대답했다. 순간 딸에게 물건을 직접 건네주고 싶다는 생각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딸을 못 본 지 오래였다. 황은 딸의 물건을 챙겨 다마스에서 뛰어내렸다.

“잠깐 기다려봐, 아빠가 바로 올라갈게. 누구 없지?”

“안 돼.”

딸이 짧게 소리쳤다. 그리고 숨죽여 말했다.

“지금 아빠 있어. 미안해 아빠. 정말 미안해.”

201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청년예술가지원 사업 선정

2022년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

 

gaung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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