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오래전부터 택배기사로 일하고 계신다. 대학생일 땐 고향에 가면 가끔 아버지를 따라나서기도 했다. 옆좌석에 앉아 나름 도와드린다고 했지만 아마 큰 도움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느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학창시절엔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했다. 가장 자주 한 건 택배 상하차였다. 언제나 일자리가 있었고 일이 끝나면 바로 현금으로 일당을 주는 게 좋았다. 차에서 짐을 내리고 분류하고 다시 차에 싣는 단순한 작업도 싫지 않았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사람들은 사회적 거리를 지키고 있다. 덕분에 택배기사의 일은 더욱 많아졌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물건을 쉴 새 없이 배송해야 한다. 정작 자신의 것은 없다. 택배기사가 받고 싶은 건 무엇일까, 혹은 보내고 싶은 건 무엇일까.
어쭙잖은 경험과 호기심으로 이 소설을 썼다.
“아빠, 배달하고 있어?”
“응. 우리 공주 물건도 있네.”
황은 딸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꾸역꾸역 대답했다. 순간 딸에게 물건을 직접 건네주고 싶다는 생각이 온몸을 사로잡았다. 딸을 못 본 지 오래였다. 황은 딸의 물건을 챙겨 다마스에서 뛰어내렸다.
“잠깐 기다려봐, 아빠가 바로 올라갈게. 누구 없지?”
“안 돼.”
딸이 짧게 소리쳤다. 그리고 숨죽여 말했다.
“지금 아빠 있어. 미안해 아빠.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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