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는 시를 읽다가
저녁을 서랍에 넣고 싶어졌다
그러면 저녁은 내일을 향해 가지 못할 것이고
오늘은 지속될 것이다
밤새 서랍을 틀어막으며
들어오지 못해 벌겋게 악 쓰고 있을 내일을
비웃어줄 것이다
사랑하는 큰 달 수야의 건강했던 마지막 생일 2009년 3월 17일로 돌아가 그날의 저녁을
서랍에 넣는다, 내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나는 날마다 무럭무럭 늙고 있는데 슬픔은 날마다 새록새록 젊어지고 있다.
모서리는 외로워
외로워서 자기를 다녀가는 것들 찌르고 부딪히는 거야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거야
아무도 바라보지 않으니 끝을 뾰족하게 세우고 자존을 내미는 거야
구석에서 소리 없이 훌쩍거리는 모서리가
훅, 나를
너를 다녀가는 거야
충남 당진 출생
2018년 『시작』으로 작품 활동 시작
現 백강문학회 회장
1129gidtnr@hanmail.net
한통속
귀가
햇살
엎지르다
신의 꽃
슬픔은 늙지 않는다
피우다
이게 어디 보통 일인가요
모서리
탄생
총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