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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놀다

선택안함

강현국 2021-07-20

ISBN 979-11-920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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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시는 먼 곳의 풍경, 먼 곳의 상처로부터 발원하여 먼 곳에 이르려는, 애틋해서 고단한 상상의 여정입니다. 「그림자와 놀다」 연작 시편은 ‘살아보지 못한 삶’의 먼 곳, 그 음영에 대한 탐색입니다.

현실의 결여가 먼 곳에 대한 그리움을 추동하고, 먼 곳을 호명합니다. 그러니까 먼 곳에 대한 동경은 사실상 삶이 진정 삶다웠던, 지금은 잃어버린[되찾아야 할] 시원을 향한 갈망일 터입니다.

먼 곳은 지평선처럼 다가가려 하면 달아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곳은 거역할 수 없는 힘으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먼 곳에 대한 그리움은 인간의, 특히 시인의 본질 깊숙이 자리 잡은 삶의 방식일 것입니다.

새벽에 S의 꿈속에 죽은 사람이 찾아왔다. "잘 지내지?" '서럽지도 않은데 자꾸 눈물이 나.' 그러나 S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젖은 풀밭 같은 꿈을 밟고 죽은 사람이 돌아갔다.S를 K로 바꾸자 까칠한 건초더미 같은 꿈을 밟고 내 낮잠 속에 죽은 누이가 찾아왔다. 오늘 도착한 어제의 하얀 찔레꽃이 내 生의 초자아여서 애간장은 타는데 "어떻게 지내니?"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안 나와.

1949년 경북 상주 출생. 1976년 『현대문학』 시인 등단. 1988년 경북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1983년-2017년: 대구교육대학교 교수 및 총장. 1992년-현재 시 전문 계간문예지 『시와반시』 발행인 겸 주간.
2011년-현재 비영리 사단법인 녹색문화컨텐츠개발연구원 이사장.
시론집 『내 손발의 품삯이 얼마나 송구스럽던지』 외, 시집 『구병산 저 너머』 외, 산문집 『고요의 남쪽』 외

 

khguk92@hanmail.net

타닥타닥
까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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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딱팔딱 꼬물꼬물
오손도손
퍼덕 퍼드덕
더듬더듬
쭉쭉쭉쭉
산첩첩 물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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