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어떤 어둠이, 어떤 소리가
작가의 말
한동안 결핍에 관해 생각했다.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지거나 부족하게 된 그런 상태. 크고 작을 뿐 어쩌면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그런 결핍. 또 그로 인한 아픔과 괴로움, 그리고 그걸 달래줄 어떤 위로.
소설의 소재는 실제 경험에서 건져냈다. 어느 날 몸을 실은 택시에서, 오래전 공황장애를 겪어 여전히 터널에 들어가는 게 두렵다는 운전기사를 만났다. 꼭 소설에 써먹어야지, 메모를 해뒀었다. 목소리가 나오질 않아 수첩을 목에 걸고 다니며 필담으로 대화를 한다는 설정은 한 친구가 실제 겪은 일이었다. 허락도 없이 두 이야기를 가져다 이 소설을 썼다. 두 사람에게 늦게나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세상의 모든 김진구와 하현정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 아픈 마음을 보듬어 온기를 전하고 싶었다. 솔직히 그게 잘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걸 판단하는 건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 나는 그저, 그들이 어딘가에 잘 도착했기를 바란다. 낯모를 당신 또한, 그게 뭐든 잘 극복해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