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팔월극장: 2024 현진건문학상 수상작
작가의 말
「팔월극장」은 영화를 만들고, 또 소설을 쓰고 싶은 영진과 윤희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녀들은 먹고사는 문제 앞에서 수시로 무릎이 꺾이거나, 그 꿈을 당분간 등 뒤에 놓아둔다. 사실 이 작품에서 소설가를 꿈꾸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인물은 바로 작가인 나다. 윤희와 영진이는 어떤 면에서 내 분신이다.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애착이 가는, 아픈 손가락이나 다름없는 소설이다. 가정환경 때문에 억척스러워진, 머지않아 막이 오를 ‘팔월극장’ 같은 꿈을 가슴에 품고 부박한 현실에 맞서는 윤희 곁에서 부디 영진이가 삶의 방향을 찾길 바란다.
나는 두 개의 이름을 번갈아 사용하며 즐거이, 때론 우울하게 노를 젓고 있다. 직장에서는 ‘김수진’으로, 문우들 사이에서는 ‘김설원’으로 불린다. 일과 문학을 양손에 쥐고 있는 셈이다. 어느 한쪽으로 반드시 기울어지기 마련이지만 아무쪼록 균형을 잘 유지해서 ‘삶에 뿌리를 내린, 읽어서 즐거운’ 소설을 써보자고 스스로를 격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