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스며드는 것들: 2024 현진건신인문학상 당선작
작가의 말
이 소설은 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됐다.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을 용서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다양한 관계가 있고, 그만큼 다양한 마음이 존재한다. 나는 그 마음을 입에 머금은 채 글을 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서.
소설 안에 이런 문장이 있다. 구우면 담백하게, 볶으면 풍요롭게. 곱창에 빗대어 한 말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일상을 관통한다고도 생각했다. 때로는 건조하고 담백하게 하루를 살기도 하지만, 지지고 볶고 싸우기도 하며 뜨겁게 사랑하는 날들도 있지 않은가. 내게 소설은 삶이고 일상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만들어낸 또 다른 세계다. 그 세계를 마음껏 누비고 자세히 바라봐주길 부탁한다.
이 소설을 썼던 시기는 2024년 여름, 한창 방학 중이었다. 유독 덥고 치열했던 여름을 기억하며 나는 또 한 번 그 시기에 스며든다. 다음 여름에는, 이다음 계절에는 또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제 책장을 덮고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시간이다. 같이 가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