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베팅: 2023 추천작
작가의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에 갔었다. 욕망을 먹고 사는 카지노는 휘황했지만 어딘지 슬퍼 보이기도 했다. 그 후 도박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었다. 푼돈이 걸린 게임이 아니라 인생의 무엇을 걸고 하는 도박.
카지노에서 손님 다니엘과 딜러 한영미는 서로의 운을 놓고 겨룬다. 생모를 찾으러 부산에 온 다니엘에게 고액의 카지노 칩이란 어떤 의미일까. 다니엘은 판돈을 쓸어 카지노를 질겁하게 만들기도 하고 큰돈을 잃어 카지노를 기쁘게 하기도 한다. 미지의 생모처럼 카지노도 미지의 장소일 뿐이다.
생모를 만나는 것은 운에 달려 있다. 카지노의 승패도 운에 달렸다. 다니엘과 한영미의 만남은 새로운 운을 향한 탄생의 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다니엘은 한영미를 이겨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한영미도 다니엘을 돈을 뜯어내야 할 고객이 아닌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 삶의 도약을 일으킬 불꽃이 튀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카지노를 취재하고 딜러를 만나보았다. 카지노에는 창문이 없었다. 그러나 세상 어느 곳에든 삶의 창문은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