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우리들의 김선호
작가의 말
처음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잘 써야겠다는 욕심은 내지 않았다. 다만 이 글을 읽은 누군가가 주인공인 김선호의 죽음을 애도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소설을 읽은 누군가의 마음이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심하지 않기만을 기도했다. 또 누군가는 2023년 8월 3일, 오후 5시 56분경 일어났던 그 날의 일을 기억해주기를 바랐다.
나는 이 단편을 써야만 작년을 보낼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쓰지 않고는 다른 글을 쓸 수는 없었다.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신이나 내가 김선호일 수도 있으니까. 우리는 언제든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서 난데없는 폭력을 당할 수 있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니까.
소설의 제목을 ‘우리들의 김선호’로 정했을 때, 참 기분이 묘했다. 김선호 위에 우리 이웃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청년의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다 쓰고 난 뒤에 알게 된 것이 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더 써야 하는지, 더 쓰고 싶은지를.
기억할수록 아픈 사람, 김선호의 이야기는 이제 끝이 났다. 그러나 나는 믿고 있다. 우리가 그를 기억하는 한, 그는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인디언들의 잠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