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아침은 함부르크로 온다 : 2022 현진건문학상 수상작
작가의 말
서른 초반의 남자가 야간경비원 일을 하며 아버지와 동생과 함께 요양원에서 살고 있다. 병원장이 먼 친척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결코 포장이 안 되는 가족사 즉 불행의 전형 같은 그들의 처지를 병원장이 봐준 것이었다.엄마는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매일 동쪽으로 난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만 있고, 남동생은 오랫동안 몸이 서서히 마비되는 병을 앓고 있다. 이야기를 이끌고 가는 남자는 대학교를 중퇴한 후 그런 가족을 돌보고 있었다. 대학교를 다니던 동안에는 기상 사진을 찍으러 다니는 동아리에 가입했었다. 그곳에는 안젤라라는 외국인 여학생도 있었다.
십 년이 지난 어느 날, 야간에 병원을 순찰하다가 안젤라를 다시 만났다. 안젤라는 미혼모였다. 남자는 자신과 다를 바 없이 가엾은 안젤라에게 동류의식을 느꼈다. 그 마음을 알아챘을까. 몸조리를 할 곳이 없던 안젤라가 막무가내로 남자네 가족이 얹혀사는 요양원에 들어왔다. 그렇게 안젤라와 그들 가족은 같이 요양원에서 생활하게 된다.
안젤라와 동생은 동갑이었고, 둘이 서로 뜻이 잘 통했다. 일하느라 바쁜 남자를 두고 동생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안젤라. 둘 사이에 보통 사람이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난다. 사람의 관계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일 아닌가.